업데이트 2023.06.28. 01:32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를 마친 뒤 '퀀텀 코리아 2023' 전시관을 찾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양자(量子·퀀텀) 과학기술 분야 석학들과 만나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퀀텀 과학기술의 역량을 집중해 창의적인 시너지가 나올 수 있도록 (한국에) 퀀텀 연구자들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민관 합동으로 최소 3조원을 오는 2035년까지 투자해 선도국 대비 85% 수준의 양자 기술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양자 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스위스 연방공대에서 올해를 한국의 양자 과학기술 원년으로 선포한 이후 5개월 만에 중장기·종합 발전 계획을 담은 국가 전략이 나온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퀀텀코리아 2023′을 계기로 열린 ‘양자 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에 참석해 “(양자 연구) 플랫폼을 통해 기술이 갖고 있는 본래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다양한 부가적 가치가 창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R&D(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퀀텀 컴퓨팅 시스템과 통신 센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플랫폼 개발에 발벗고 나선 것은 현재 국내 양자 기술 수준이 미국 같은 양자 선도국 대비 62.5%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양자 과학기술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2035년까지 우리 기술로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활용하고, 양자 인터넷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자센서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와 산업 응용에 정부 2조4000억원, 민간 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선 양자 분야 학과 신·증설 지원, 대학원, 대학 교육·연구 거점센터 설치 등을 통해 가장 중요한 양자 인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양자 핵심 인력은 384명으로 양자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2035년까지 이 인력을 2500명 수준으로 늘리고, 양자 시스템 구현 및 제어 같은 ‘양자 엔지니어’ 교육도 병행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전체 양자 업계 종사자는 1만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또 특정 주제를 선정해 정해진 기간 내에 달성하는 ‘임무지향적 연구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올해부터 2027년까지 50큐비트(양자컴퓨터의 기초 단위)급 양자컴퓨터를 구축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을 추진한다. 학계에선 50큐비트급의 양자컴퓨터면 기존 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서는 ‘양자 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후 2031년까지 1000큐비트급 초전도 기반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날 행사에는 양자가 긴밀히 연결된 ‘양자 얽힘’을 실험으로 증명해 작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존 클라우저 박사, 양자 암호 시스템을 구축해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을 받은 찰스 베넷 박사 등 세계적 석학과 양자 전공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를 뛰어넘는다는 ‘양자 우위’를 입증한 존 마르티니스 UC 샌타바버라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 경험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양자 분야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양자컴퓨터 모형, 양자센서를 활용한 장비 등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퀀텀 역시 윤리 규범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양자 기술이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질서를 정립하자는 것이다.
김동하 기자
김효인 기자
출처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3/06/27/3UJMTSDJQJDRNE45IT4DNA4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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