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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과학자들, 초강력 레이저로 양자전기역학 기본 현상 첫 입증

국내 연구팀이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양자전기역학 현상을 강력한 레이저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남창희 물리‧광과학과 교수와 성재희 고등광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초강력 레이저로 강력장 양자전기역학 현상인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실험으로 입증하고 연구결과를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자기 현상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이다. 현재까지 전자기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해 만든 양자전기역학(QED)이다. 약한 빛 수준에서의 양자전기역학은 1950년대에 이론 완성과 검증이 완료됐다.


빛이 강할 때는 양자역학적 진공이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고전물리학에서 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지만 양자역학에서 진공은 입자와 반입자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발생과 소멸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요동(fluctuation)을 일으킨다. 반입자는 입자와 질량은 같지만 다른 성질이 반대인 입자를 말한다.


양자 요동이 영향을 미치는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은 1930년대에 이미 이론적으로 예측됐지만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을 실험으로 입증하려면 출력이 매우 강한 레이저가 필요한데 그동안 기술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일어나는 물리 현상은 '비선형 콤프턴 산란'이다. 보통 전자 한 개는 광자(빛 입자) 한 개와 충돌하지만 빛이 충분히 강하면 전자 한 개와 광자 여러 개가 동시에 충돌하면서 고에너지 광자 한 개가 발생한다.


10여 년 전부터 초강력 레이저 시설을 보유한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비선형 콤프턴 산란 현상을 실험으로 입증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빛의 세기가 부족하거나 간접적인 증거만을 찾았을 뿐이었다.


연구팀은 4PW(페타와트, 1PW는 1000조 W)까지 출력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체 개발 초강력 레이저를 두 개의 빔으로 가른 뒤 하나는 기체에 집속시켜 고에너지 전자를 발생시키고 다른 레이저 빔은 기체에서 발생한 전자와 충돌시켰다.


실험 결과 전자 한 개와 300개 이상의 레이저 광자가 충돌하면서 하나의 감마선 광자로 변환됐다.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실험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양자적 진공이 상호작용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영역인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에 진입하며 진공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초강력 레이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천체 현상을 지상에서 구현하고 지금까지 제시된 이론적 예측을 확인하고 새로운 물리 현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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