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로 100만년 걸릴 1천24비트 암호 해독을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단 10시간이면 충분하다. 전력 소모도 슈퍼컴은 30㎿가 소모되는 반면, 양자컴은 0.05㎿로 된다."
양자 과학기술이 왜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정부가 지난 4월 컨텀 이니셔티브를 통해 공개한 양자의 역량은 통신 분야에서 암호체계로 활용할 경우 해저 광케이블 국제적 도감청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양자 센싱 분야에선 핵자기공명(MRI)으로 5㎜ 이하 암세포 식별 라이다로 100m 내외를 탐지하는 반면, 양자 MRI를 이용하면 0.5㎛~1㎜ 크기의 암세포 식별 양자 이미징센서를 만들면 45㎞이상 탐지할 수 있다. 물론 저반사체 탐지도 가능하다.
세계 각국은 오래전부터 양자 과학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강인 미국은 지난 2018년 국가 퀀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에너지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국립과학재단(NSF)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 기관을 포괄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2019~2023년까지 37억 달러(한화 약 5조 원)를 쏟아 부었다.
미국 IBM은 지난해 1천 큐비트 양자컴퓨팅 기술을 선보였다. 현재 10만 큐비트를 개발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영국의 국가 양자 전략에 따르면 올해부터 향후 10년 간 25억 파운드(한화 약 4조 원)을 투입해 양자 과학기술 및 비즈니스를 육성한다. 일본도 양자를 3대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캐나다는 양자를 국가전략 기술로 내세워 매년 연구개발비를 7%이상 증액하고 있다.
양자 과학기술은 이제 시작 단계다. 상용화 시점도 양자통신은 향후 4~6년, 양자센싱은 7~9년, 양자컴퓨터는 10~1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누가 대박을 터뜨리고, 시장 열 지 바라보며 준비하는 상황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달 국내의 내로라하는 양자 전문가들이 참석한 좌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11일 오후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327호에서 '세상을 바꿀 양자 과학기술과 산업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주최하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주관해 오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는 ‘디지털혁신 페스타 2024(Digital Innovation Festa 2024, 이하 DINNO 2024)’의 일환으로 마련했다. (☞ 디노 2024 페이지 바로 가기)
이 컨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양자 업계 및 정부 측에서 참석해 양자 기술의 최신 동향과 발전 가능성을 타진하고,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모여 양자가 가져올 미래를 조망한다.
기조 강연은 백한희 IBM Quantum 일본 사업총괄본부장이 맡았다. 백 본부장은 '퀀텀의 진화: IBM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또 과기정통부 측에서는 우리나라 양자 과학기술 및 산업 정책을 공개하며 내년 예산 쓰임새 등을 소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서 지난해 비로소 국가 양자 전략이 수립되고, 올해 양자이니셔티브 선언과 양자 과학기술 및 산업 육성법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오는 2030년 1천 큐비트 이상의 확장기술 확보에 도전 중이다. 중성원자 분야도 오는 2030년까지 오류 정정 기술 기반으로 1천 큐비트급 퀀텀 프로세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용호 단장은 최근 대전에서 열린 양자 스케일업 사업설명회 및 포럼에서 "기술 동맹국 간 퀀텀 협력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출 통제도 강화되는 추세"라며 "실제 미국도 얼마 전 양자와 관련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이 양자를 미래 기술 패권을 좌우할 핵심 전략 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이 컨퍼런스에서 표준연은 초전도 양자컴퓨팅 에코시스템과 양자 전환 사업화 기회를 주제 발표한다.
또 윤지원 SDT 대표는 'SDT의 양자기술 개발 현황', 김유석 콴델라 한국 대표는 '광양자 컴퓨터가 바라보는 AI, AI가 바라봐야 하는 양자시대', 엄상윤 IDQ 대표는 '양자로 구현하는 안전한 세상'을 주제 발표할 예정이다. 방승현 오리엔텀 대표는 '양자소프트웨어 플랫폼 글로벌 시장 현황'을 소개한다.
방 대표는 "그동안 양자 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이 선행됐지만, 올해부터 하드웨어에 활용될 소프트웨어 사용자 케이스가 이슈로 등장했다"며 "양자산업의 트렌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사전 인터뷰에서 이 같이 진단했다.
지디넷코리아 박희범 기자 hbpar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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