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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기술로 구강 내 ‘미생물-생체재료’ 초격차 연구 이끈다

“양자기술을 적용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곧 도입된다.” 권재성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나 진단 제품의 개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정밀의학·융복합연구가 실현되는 것이다. 지난 12일, <교수신문>과 인터뷰에서 권 교수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염증성장질환, 비알콜성간질환, 천식, 우울·불안장애뿐만 아니라 구강 관련 치료에 획기적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방대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까지 매우 오래 걸린다. 인체 미생물은 인체에 약 39조 개가 공생하고 있다. 구강에는 700종 이상의 세균이 20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너무나 많은 미생물과 관련한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복잡한 연산 과정과 분석을 거쳐야 한다. 다행히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 가능한 양자기술이 도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에도 내년 상반기에 IBM 양자컴퓨터가 도입될 예정이다. 



권 교수는 “양자기술을 이용한 정밀의학 연구는 산업계나 연구계, 학계 혹은 병원의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라며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정부에서 마련해 준다면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와 진단 제품의 개발을 더 앞당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양자기술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적용은 국내에서는 전무하다. 전 세계에서도 이제 막 시작한 연구여서 미국 등의 첨단 기관과 기술협력을 통한 국제협력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각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데이터나 샘플을 모으고 있어 하나로 종합할 수 있는 국내외 최대 규모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바이오 뱅킹 시설이 절실하다.” 



[의사에서 기초치의학 분야로 융복합 선도]



권 교수의 이력은 독특하고 희귀하다. 영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로서 환자를 돌봤다. 그 후 국내 치과대학에서 치과생체재료라는 기초치의학 분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의과대학 공부와 의사 생활 10년, 치과대학 연구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로써 다양한 융복합 연구가 가능해졌다. 



그는 현재 연세대 치과대학 치과생체재료공학연구소(이하 연구소) 연구소장과 치과의료기기시험평가센터(이하 센터)의 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의료 분야 생체재료와 공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기관인 연세대 치과대학 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에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의료기기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기관으로서 다양한 분석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센터 중 일부는 국내 유일의 대학 기반 의료기기 기술문서심사기관으로 2등급 의료기기를 심사하는 기관이다. 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의료기기 시험검사기관이자 생물학적 공인시험이 가능한 비임상시험기관(GLP 시험기관)이다. 



이 외에도 권 교수는 연세대 치과대학 연구위원회, 치과대학병원 임상연구윤리위원회 등에서 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치과 분야 국제표준인 ISO/TC 106에서 치과용 임플란트 수술 가이드·손 기구·기구의 재료 분야 워킹그룹 세 곳에서 의장격인 ‘컨비너’를 맡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국제표준 전문가 중에서는 가장 많은 의장직을 맡고 있다. 더욱이, 치과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전체의 생물학적 안전성 관련 국제표준인 ISO/TC 194의 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의료기기에 대한 동물시험 대체법을 국제 전문가들과 개발 중에 있다. 



[구강-장·구강-뇌의 연계성 연구]



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은 원천기술 개발에 한정된 연구가 아닌 산업기술 개발과 연결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구강-장, 구강-뇌 등 연계성 연구를 위한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이 팀을 기반으로 고홍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총괄/세부 과제의 형태인 ‘FMT(장내 미생물 이식) 기반 만성난치성질환 극복 선도형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치료기술 개발’ 연구개발과제를 실무책임자로서 수주하게 됐다.



연구개발과제는 총 4개의 연구개발과제를 묶는 총괄형 과제이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염증성장질환, 비알콜성간질환, 천식, 우울·불안장애 등 서로 매우 다른 질병 4개에 대한 연구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아울러, 질병 간 휴먼 마이크바이옴의 연계성을 제시하며, 더 나아가 권 교수의 전공인 구강 관련 진단이나 치료제품의 가능성을 찾는 과제다. 아직은 원천기술 단계의 연구개발과제이지만 해외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권 교수는 “미래에 고부가가치 초격차기술로 발전 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구강의 생체재료 기반 의료소재 연구]



권 교수가 실무책임자를 맡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구강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과 염증성장질환, 비알콜성간질환, 천식, 우울·불안장애 등 질병 간의 연계성이 최근 일부 보고되면서 구강을 중심으로 한 진단·치료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특히 구강에는 다양한 생체재료가 많이 사용되며 타 의료 분야에 비해 재료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그는 “일명 ‘심바이오머(Symbiomer)’의 연구 또한 치과 쪽에서 앞서 나가고 있어 타 분야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심바이오머는 유익균은 증가시키고 유해균은 감소시킬 수 있는 그러면서 우리 몸 안에 마이크로바이옴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바이오활성의료소재이다. 



최근에는 심바이오머를 구강뿐만 아니라 췌담관에도 적용하려고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심바이오머의 임상적 적용을 위해 현재 권 교수는 교정 임상학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최성환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교정과학교실)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IPY 지식융합 Seed Grant 사업’에서 심바이오머 연구 관련 주제로 선정되며 최성환 교수뿐만 아니라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 학장, 고홍 교수,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의 고원권·홍진기 교수 등과 협업해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권 교수는 “연세대 ‘IPY 지식융합 Seed Grant 사업’은 프로젝트Y의 일환으로 서로 다른 분야 연구자의 융합연구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실제 실현가능한 대형과제의 수주로 이어지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권 교수는 “구강의 생체재료 기반 의료소재 연구는 단순한 소재 기반의 연구가 아니라 양자 기술과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과의 융합연구도 가능하다”라며 “특히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등 해당 분야의 선도기관과의 국제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양자 기술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IPY 지식융합 Seed Grant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좀 더 시너지틱 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권 교수는 “대학기관도 예전과 달리 과제를 기획하고 계획서를 작성하며 성공적인 산업화 기술개발로 이끄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연세대 치과대학은 이러한 분야에서 매우 선도적이며 일례로 최근에 치의학 산업학과 대학원 과정 개설과 치과의료기기시험평가센터 제2센터의 송도 국제캠퍼스 개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 학장과 관련 교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교수신문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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