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양자역학적 특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선 전력 송신 시스템이나 고자기장 장치에 사용하는 고온 초전도체를 비롯한 신소재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재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9일 조길영 포항공대(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의 오류를 정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자 시뮬레이터는 물질의 양자역학적 특성을 계산하는 기술로 주로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고온 초전도체’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다. 초전도체는 일반적으로 영하 269도 수준의 낮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나며, 일부 ‘고온 초전도체’라고 불리는 물질에서는 영하 240도 가량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고온 초전도체가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광격자 양자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고온 초전도체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온 초전도체에서 반강자성을 광격자 양자 시뮬레이터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으며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할 수 없는 여러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양자 시뮬레이터는 양자 상태를 준비하거나 관측 과정에서 나타나는 결함을 파악하고 정정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이런 결함은 위상물질의 특성을 결정하는 ‘비국소 질서변수’를 측정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2차원(3D) 물질에서는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연구진은 양자 시뮬레이터의 비국소 질서변수 측정을 가능하게 하면서 결함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2D에서 위상물질의 양자얽힘과 같은 특성을 규정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양자시뮬레이터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점까지 제거해 비국소 질서변수 측정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기존 기술보다 100배 이상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원자 수와 관계 없이 측정값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상호작용하는 양자얽힘 특성을 이용하는 양자 시뮬레이터는 양자 스핀 액상과 같은 2D 위상물질의 특성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고온 초전도체의 특성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어 신소재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최 교수는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에 존재하는 결함을 보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라며 “위상 양자 연산에 이용되는 고차원 위상 물질을 발견하고 특성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X’에 이달 8일 소개됐다.
조선비즈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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