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양자 컴퓨터②] 클라우드 기반 ‘양자 컴퓨팅 서비스’ 주목

양자 컴퓨터 구분법


양자 컴퓨터를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분류법은 다양한 알고리즘을 양자 게이트를 조합해 수행할 수 있는 범용적 특징을 갖는 양자 게이트형(만능형)과 조합(combination) 문제에 특화된 방식인 양자 어닐링(annealing) 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양자 컴퓨터는 주로 양자 게이트형 방식을 의미한다.


양자 컴퓨터의 오류 정정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는데 ▲노이즈의 영향을 제거할 수 있는 오류 정정 기능을 가지는 이상적인 양자 컴퓨터인 만능형 양자 컴퓨터와 ▲오류 정정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는 비(非)만능 양자 컴퓨터인 NISQ(Noisy Intermediate Scale Quantum)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재의 양자 기술로는 양자 오류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NISQ형 방식이 양자 컴퓨터라 할 수 있으며, 만능형 앙자 컴퓨터로 가기 위한 과도기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완전한 양자 컴퓨터인 만능형의 구현은 매우 높은 기술 난이도로 인해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 컴퓨터 관련 다양한 용어


다음에 소개할 아마존 브라켓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양자 컴퓨팅 관련 용어들을 우선 정의해 본다. 다음에 소개하는 개념들은 비단 아마존 브라켓뿐 아니라 양자 컴퓨터의 동작 원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용어들이다.


· 양자: 원자를 포함해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을 모두 양자라고 부르며, 입자와 파동이라는 두가지 특징이 동시에 존재한다. 양자 중첩, 양자 얽힘과 같은 양자 세계에만 적용되는 독특한 양자의 법칙이 존재한다.


· 양자 비트: 고전 역학을 따르는 현실 세계에서는 하나의 이진 논리 비트가 오직 0 또는 1의 한 가지 값을 100%의 확률로 가지게 되지만, 양자 세계에서의 비트는 양자 비트 또는 큐비트(qubit)라고 불리며 양자 역학의 법칙에 따라 0과 1의 상태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 즉 0과 1이 특정 확률로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여러 상태를 한 번에 표현할 수 있는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큐비트는 한번에 많은 정보량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3개의 큐비트로 8개의 상태(000, 001, …, 111)를 한번에 나타낼 수 있으며 이러한 8개의 수가 각각 마찬가지로 특정 확률로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슈퍼 컴퓨터를 포함한 고전 컴퓨터 대비 계산 횟수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원자와 같은 작은 입자가 큐비트가 되기 위해서는 양자 중첩 및 양자 얽힘이 구현돼야 하며, 큐비트 구현을 위해 초전도체, 이온 트랩, 광자, 중성 원자 방식의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 양자 회로: 일반 디지털 전자 회로에서 ‘AND’, ‘XOR’ 등과 같은 논리 게이트를 이용해 0과 1로 이뤄진 이진 회로를 설계하듯이 양자 컴퓨팅에서도 큐비트를 사용해 계산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양자 논리 회로, 즉 양자 게이트를 이용하게 된다. 이 때 양자 게이트를 조합하면 특수한 역할을 수행하는 회로를 수행할 수 있는데 이를 양자 회로라 한다. 따라서 하나의 양자 회로는 다수의 양자 게이트로 이뤄져 있으며, 프로그래밍을 통해 양자 비트를 변환시키는 측면에서 양자 회로는 양자 알고리즘이라 불리기도 한다.


· QPU(Quantum Process Unit): 양자 컴퓨터 내에서 연산을 처리하는 양자 연산 장치를 QPU라고 한다. QPU는 큐비트와 큐비트 연결에 사용되는 배선으로 구성된다. 고전 컴퓨터에서의 CPU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QPU 외부의 펄스 제어 장치가 양자 알고리즘(회로)에 따라 특정 큐비트에 마이크로파 또는 레이저를 쏘아 양자 비트의 상태를 변환시키게 된다.


· 샷(shot): 양자 컴퓨팅에서의 결과는 측정 시 마다 결과가 바뀌는 특성 때문에 본질적으로 확률적이다. 이는 양자 중첩 현상에 의해 모든 큐비트는 0과 1이 특정 확률로 동시에 존재하며, 측정 시 한 가지 값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수행할 때마다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동일 회로를 여러 번 평가해야 한다. 샷의 수가 증가할수록 결과에 대한 정확도는 높아진다. 이 때 특정 양자 알고리즘(회로)을 한 번 실행하는 것을 샷이라 한다.


양자 컴퓨터 적용 가능 분야


양자 컴퓨터 활용 사례


양자 화학이나 재료 과학 등의 분야는 사실상 양자 역학적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슈퍼 컴퓨터와 같은 고전 컴퓨터보다는 양자 컴퓨터가 더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 신약 개발, 재료 과학 분야가 양자 컴퓨터 활용이 가능한 대표적인 분야라 할 수 있다. 


혁신적인 신약 물질이나 부피가 작으면서도 고용량의 차세대 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는 재료를 찾기 위해서는 결국 원자 레벨까지의 시뮬레이션이 필수로, 이러한 산업 분야는 양자 역학적 성격을 띄고 있기에 슈퍼 컴퓨터와 같은 고전 컴퓨터보다는 양자 컴퓨터가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세계적인 양자 물리학자였던 리차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이미 1980년대부터 이러한 영역에 양자 컴퓨터가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상 또는 육상에서 최적의 경로를 찾는 문제에도 양자 컴퓨터를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TSP라고 불리는 일종의 조합 최적화 문제로, 계산 복잡도 측면에서 NP-하드에 속하기 때문에 현재의 슈퍼 컴퓨터로도 답을 구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영역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OEM들이 경로 최적화 문제 및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연구를 위해 양자 컴퓨터를 도입해 연구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도 양자 컴퓨터 도입에 적극적인 대표적인 분야다. 금융권에서는 보안 및 최적화 측면에서 양자 컴퓨터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보안의 경우, 현재까지 인터넷 뱅킹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자금융 거래는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암호화 방식이라고 불리는 RSA 암호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RSA 암호화 방식은 큰 두 소수의 곱으로 이뤄진 수는 인수분해하기 어렵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는데, 현재의 슈퍼 컴퓨터로 이를 해독하는데 수백만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94년 피터 쇼어(Peter Shor)가 제안한 쇼어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양자 컴퓨터를 사용해 소인수분해 문제를 단시간내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현실적으로 불가능의 영역으로 알려져 있던 RSA 암호 해독이 가능하게 되며, 이에 금융권은 양자 컴퓨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금융 상품 포트폴리오 최적화, 파생 상품 시뮬레이션 등 많은 계산량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도 많은 글로벌 금융 기업들이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문제 해결을 모색 중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머신러닝(ML) 분야에서도 양자 컴퓨터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ML 트레이닝을 통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GPU를 사용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산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한 데이터 처리 시간을 요구할 뿐 아니라 전력 소모가 높은 GPU의 특징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을 높여 AI와 ESG 경영이 요구되는 시대에 역행하게 된다. 양자의 중첩 특성을 적용할 경우 적은 큐비트를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정보량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자 컴퓨터 한계


양자 컴퓨터가 매우 복잡한 문제를 슈퍼 컴퓨터보다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도한 낙관론에 의해 양자 컴퓨터가 난제로 알려진 모든 문제를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머지않아 양자 컴퓨터를 PC 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오인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의 양자 기술 수준으로는 여전히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양자 컴퓨터에 대한 이러한 기대와 낙관론은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 큐비트를 가정했을 경우에만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기술로는 양자 오류가 없거나 오류를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시 세계의 양자는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의 영향에 쉽게 영향을 받는데, 현재의 오류 정정 기술로는 이러한 노이즈에 대해 오류 수정이 가능한 1개의 논리 큐비트를 만들기 위해 약 1000개의 물리적인 큐비트가 필요해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양자 컴퓨터의 구현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큐비트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큐비트의 개수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례로 2048비트의 RSA 알고리즘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2000만 개 정도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의 기술로는 1000개가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양자 상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낮은 초저온 상태를 유지하거나 난이도가 매우 높은 시스템을 구성해야 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한 높은 비용과 많은 시스템 구성 제약사항 역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컴퓨터의 매력적인 장점을 활용해 과학적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학계 및 산업계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양자 컴퓨터 접근법


현 시점에서 양자 컴퓨터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직접 양자 하드웨어(QPU) 업체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업체가 제공하는 QPU에 접근하는 방법이 있으며, 두 번째로는 사용에 대한 장기 계약 없이 인터넷을 통해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양자 컴퓨팅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방식은 장기 계약을 요구하는 대형 연구 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전문가들이 연구 목적으로 주로 활용된다. 두 번째 클라우드를 통한 접근 방법은 인터넷이 연결되는 환경이라면 양자 관련 전문 인력뿐 아니라 양자 컴퓨터에 관심있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양자 컴퓨팅 서비스가 보편화됨에 따라 더 이상 특수한 환경이 갖춰진 실험실과 이론 레벨에서 일부 전문 인력만이 양자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간단한 코딩을 통해 사용해 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클라우드 업체에서 제공하는 양자 컴퓨팅 서비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 양자 컴퓨터를 사용량 기반의 과금 정책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컴퓨팅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WS에서 제공하는 양자 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 브라켓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양자 컴퓨터 관련 내용 중 등장 배경, 관련 용어, 활용 분야 등을 살피고, 양자 컴퓨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기 위해 현재의 양자 컴퓨팅 기술의 한계점도 언급했다. 다음에는 AWS의 클라우드 기반의 양자 컴퓨팅 솔루션에 대해 상세히 알아본다.


조회수 0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센터' 등 선도연구센터 18개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선도연구센터 18개를 새로 선정하고 지정서와 현판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선도연구센터 사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8~10인 이내 연구그룹을 지원하는 집단연구 지원사업으로 현재 157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학 분야에서는 고체...

큐노바, 김재현 CRO 영입…양자 SW 사업화 "가속페달"

국내1호 양자컴퓨팅 벤처기업인 큐노바(대표 이준구)가 총괄부사장으로 김재현 박사를 영입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신임 김재현 부사장은 CRO (chief revenue officer)역할을 하며 앞으로 큐노바 전체 사업을 총괄한다. 이준구 대표는...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