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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UAM 수십만대 통제…양자 네트워크가 해결한다

양자컴퓨터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날개 역할을 할 기술이다. 2054년 미국 워싱턴DC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엔 AI가 자율주행 차량들을 동시 통제하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화하려면 양자컴퓨터와 이를 활용한 양자 네트워크의 도움이 필요하다. 처리하고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면, 기존의 컴퓨터와 네트워크로는 감당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KT 네트워크연구소는 양자 시대를 대비하는 곳이다. 이곳의 엔지니어들은 도심항공교통(UAM)이 자동차를 대체하려면 양자 네트워크 개발이 필수라고 설명한다. 기존 데이터 처리 기술로는 수십만 대의 UAM을 충돌 없이 관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데이터 전송의 속도가 늦어지는 순간 사고가 날 수 있다. 지금의 기술로는 정해진 노선을 운항하는 쪽으로 UAM을 운항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자가용처럼 개인이 끌고다닐 수 있는 UAM 망을 하늘에 깔기 위해선 안정적으로 다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양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KT 네트워크연구소는 양자 데이터용 통신망과 관련한 국책 과제를 수행하며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다. 신정환 KT 네트워크연구소 퀀텀NW프로젝트팀장은 “양자 네트워크 시대엔 수십만 대 차량이나 UAM을 동시 추적해 짧은 시간에 각 차량에 최적 경로를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며 “일반 소비자가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자유롭게 쓰는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선 양자 네트워크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네덜란드와 미국은 양자 데이터를 송·수신자 양쪽에 전송할 수 있는 양자 중계기의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에선 위성을 활용한 무선 양자 중계 기술을 구현하는 사례를 내놨다. 신 팀장은 “양자 중계기는 양자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며 “이 중계기를 상용화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각종 응용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AI가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상황에도 대비 중이다. 양자 키 분배(QKD) 기술이 ‘보안 방패’의 핵심이다. 이 기술은 보는 것만으로도 성질 자체가 달라지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한다. 빛의 최소단위인 광자에 송·수신자만 풀 수 있는 암호 데이터를 담아 전달하는 방식이다. 누군가가 해킹하려 양자를 관측하면 광검출기가 그로 인해 생기는 변화를 즉각 포착한다. KT는 최근 유선 QKD 기술을 상용화한 데 이어 무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경제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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