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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까지 들여다보는 양자 MRI 기초과학硏 국제연구팀 개발

지름이 1~2옹스트롬(Å·1Å은 10분의 1㎚)에 불과한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하는 것은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원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 이를 시각화하고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은 과학계 난제였다. 국내 연구팀이 원자 수준에서 물질을 탐구하는 도구를 개발했다.


28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양자나노과학연구단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사진) 팀이 이 같은 도구를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지난 2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독일 윌리히연구소도 참여했다.


개발한 도구는 '양자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양자 센서는 센서와 탐지 대상 물체 사이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미세한 양자 위상 변화를 측정한다. 양자를 이루고 있는 물질인 전자와 광자는 '양자 스핀'으로 불리는 고유의 운동량을 갖는다. 양자 스핀의 위상은 미세한 힘, 자기장, 속도 등에 민감하게 변화한다. 이 변화량을 측정하는 것이 양자 센서의 원리다.


기존에 여러 종류의 양자 센서가 존재했다. 그러나 기존 양자 센서 역시 원자 수준에서의 물질 탐구가 불가했다. 연구팀은 "작은 대상을 보려면 관측 도구 역시 작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양자 센서에 작은 탐침을 달았다. '주사터널링현미경(STM)'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STM은 뾰족한 금속 탐침으로 표면을 읽어 원자를 관찰한다. 작은 탐침을 단 양자 센서는 양자 물질을 측정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같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양자 MRI로 양자 스핀의 위상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0.1Å까지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 지름의 10분의 1에 불과한 공간에서 나타나는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실제 은과 철이 섞인 물질에서 각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 MRI는 양자 물질과 소자 설계, 새로운 촉매 개발, 생화학 분자의 양자 특성 탐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물질을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물질을 단일 원자 수준에서 조작하는 기술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고재원 기자 ko.jaew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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