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 할 수 없는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의 오류를 해결하지 못한 점이 과제다. 국내 연구팀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하이브리드 방식의 양자 오류정정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승우 양자기술연구단 책임연구원이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이산변수 방식과 연속변수 방식 장점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양자 오류정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결함허용 양자컴퓨팅 아키텍처를 설계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8월 2일 국제학술지 'PRX 퀀텀'에 공개됐다.
범용 양자컴퓨터(Universal Quantum Computer)는 기존 컴퓨터처럼 특정 문제가 아닌 임의의 알고리즘으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다.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는 외부 영향에 취약해 잡음이나 오류가 쉽게 발생한다. 큐비트 하나의 오류를 아무리 줄이더라도 컴퓨팅 시스템의 규모가 커지면 오류가 누적돼 유용하게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양자 오류정정은 큐비트 오류를 해결해 연산 과정에서 오류가 누적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술이다. 크게 이산변수 방식(DV)과 연속변수 방식(CV) 두 가지로 나뉜다. DV 방식은 조작과 구현이 용이하지만 물리 큐비트를 여러 개 사용하기 때문에 자원 소모량이 많다. CV 방식은 효율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구현이 복잡하고 제어가 어렵다.
연구팀은 DV와 CV 방식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터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 방식보다 효과적인 양자 연산과 오류정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해 성능을 향상한 것이다.
개발된 하이브리드 방식을 광학 기반 양자컴퓨팅에 적용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최대 4배 높은 광자 손실 임계값을 달성했고 필요한 자원도 13배 이상 감소했다. 광자 손실 임계값은 양자컴퓨팅 시스템에서 광자가 일부 손실되더라도 안정적으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한계치를 말한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재학 KIST 양자기술연구단 선임연구원은 "광학 기반 시스템뿐만 아니라 초전도 및 이온트랩 시스템과도 결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책임연구원은 "규모 있는 양자컴퓨터의 개발과 실용화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플랫폼의 장점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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